잘나가는 K팝, 못 따라가는 공연장 [이슈&톡]

작성일
2022-10-28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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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K팝, 못 따라가는 공연장 [이슈&톡]

2022.10.26(수)22:22

케이스포돔 공연 사진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되며 대중음악 공연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다양한 장르의 콘서트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음악팬들 역시 지갑을 열어 이를 반기는 분위기다. 자연스레 공연장 선점을 위한 눈치싸움도 치열해졌다.

대관 전쟁은 올해 초 거리두기 해제를 전후로 본격화됐다. 거리두기 지침 변동에 따른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모객 제약이 완화되면서, 팬데믹 2년 동안 미뤄졌던 공연들이 하나둘 재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K팝 시장을 이끌고있는 아이돌들뿐 아니라 오디션을 통해 스타덤에 오른 트로트 가수들의 콘서트, 페스티벌형 공연, 최근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붐이 인 댄스 크루들의 콘서트와 해외 대형 가수들의 내한 공연 등이 진행됐거나 진행 예정이다.

이에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규모의 공연장을 찾는 일이 공연 준비를 위해 넘어야 할 첫 번째 관문이 됐다.

대중음악계에 따르면 이른바 ‘주요 공연장’으로 꼽히는 인기 시설들은 이미 내년 초까지 대관이 완료된 상태다. 특히 케이스포돔(KSPO DOME, 구 체조경기장)을 포함한 올림픽 공원 내 주요 공연장과 고척스카이돔 등의 주말 스케줄은 이미 빼곡히 차 있다.

아이돌의 경우 월드투어의 시작점을 ‘서울’로 잡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서울에 마땅한 공연장을 찾지 못해 스케줄을 조율하는 경우도 있다. 공연 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서울 시내 주요 공연장 대관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년 전부터 논의돼 온 K팝 전문 공연장의 필요성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수만 명을 모객할 수 있는 대형 K팝 가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공연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결과적으로는 K팝 산업 자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 보는, 인기 가수들의 수요를 충족시킬만한 서울 내 실내 공연장은 케이스포돔과 고척스카이돔 정도다. 하지만 이곳들 역시 그리 큰 규모는 아닌데다, 애초에 체육 시설로 지어져 공연을 위한 최적의 장소는 아니라는 의견이 있다.

두 공연장 외에도 H.O.T. 신화, god, 조용필, 동방신기, 방탄소년단, 싸이, 서태지, 엑소, 아이유, NCT 등 최정상급 가수만 오를 수 있어 국내 대중음악 콘서트 업계에서 ‘꿈의 무대’로 통하는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이나, 그룹 빅뱅이 10주년 콘서트를 열었던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은 날씨의 영향을 크게 받아 K팝 공연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최근 들어 K팝 공연장 사업 관련 논의가 활발해졌지만, 첫 삽을 뜬 곳은 많지 않다. 우선은 CJ ENM이 오는 2024년 개장을 목표로 경기 고양시에 ‘CJ 라이브시티 아레나’를 건설 중이다. 국내 최초, 최대 규모를 앞세워 홍보하고 있다. 2만석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도봉구 창동에 건립, 최대 2만8000명 까지 수용 가능한 규모의 ‘서울 아레나’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곧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얼마 전 카카오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시 역시 잠실에 스포츠 경기와 K팝 공연을 겸할 수 있는 3만석 이상의 잠실 마이스(MICE) 복합문화공간 돔구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는 추진 중인 상황으로 ‘서울아레나’가 사업 구상 7년여 만에 겨우 궤도에 올랐다는 점에서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K팝 전문 공연장과 관련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논의가 시급해 보인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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